백 은영은 기분이 안 좋았다. 평소처럼 정신을 다른 곳으로 빼주는 것들이 좆같은 소리를 지껄였기 때문이다. 내 인생이 여기서 더 망할 게 뭐가 있다고? 그딴 소리를 해? 물론 화가 났지만 내색은 안 했다. 맞는 말이기도 했지만 그딴 새끼 앞에서 주눅을 드는 모습은 자존심 상해서 차라리 혀를 깨물고 자결하는 게 낫기에. 고 해준은 귀신 같이 은영의 웃는 얼굴...
태형아, 너를 사랑하는 건 마음이 너무 아픈 일이야. 바라는 것 없이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도 밤에는 한없이 사랑을 구걸하거든. 김 태형. 고등학생 내내 여사친이라는 명목하에 옆에 있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살포시 보이는 그의 다정함에 마음이 문득 가는 것도 잠깐이겠거니, 싶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늪이었다. 아무리 발을 빼려고 노력해봐도 ...
"해준아. 너 그럼 하기로 한 거다? 잘 생각했어!" 해준을 꼭 껴안으며 준완은 웃으며 말했다. 준완은 얼마 전부터 운동을 할 거라며 같이 하자고 칭얼대는 통에 알겠다는 대답을 결국 받았다. 그 둘을 찝찝하게 바라보는 건 은영이었다. "은영이는 진짜 안 할 거야?" "안 한다고 말했잖아요, 선배." "응…" 준완은 방으로 올라가고 거실에는 해준과 은영이 있...
김태형. 모든 분야에서 우수하다. 외모면 외모, 공부면 공부. 그러니 그를 짝사랑하는 여자애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나다.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정말 별거 없다. 책을 어마어마하게 들고 가다가 다 무너져서 그걸 김태형이 주워줘서다. 정말 별거 없지? 그런데 사랑에 빠지는 건 한 순간이라서 나는 그 미소를 보고 모든 걸 주고 싶었어...
장난으로 이러는 애가 아니다. 그것도 같이 기뻐했던 순간을 없던 일로 치부한다는 건 나조차도 부정하겠단 소리였으니까 다급히 옷을 챙겨서 나갔다. 황욱희와 그렇게 처음 술자리를 가지게 됐다. “정우. 그동안 나 왜 피했어.” “자리 앉자마자 무슨 소리야. 안 피했어.” “거짓말.” 살짝 눈을 흘기더니 술을 마시는데 이런 건 역시 익숙하지가 않았다. 한순간에 ...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보는 게 하얀 강아지라니. 귀엽게 생겼는데 이게 날 닮았다고? 눈이 삐었나. 아니면 설마 나를 좋... 아하기는 무슨! 이런 망상을 하니까 희망고문 하는 거 아니야. 김정우. 너 정신 단단히 차려. 그러다 코 꿰이는 거야. 어? [일어났어?] 황욱희다. 귀신 같이 자기 생각하는 건 어떻게 알고 연락하냐. [응. 뭐해?] [심심해.] 답...
"또 고백 받았어?" "응." "안 사귈 거야?" "좋아해야 사귀지." 맞는 말이다. 거절했다는 대답을 듣고 싶어서 넌지시 던진 말이다. 속내를 감추고 토해낸 진심이다.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비겁함으로 뭉쳐진 소망이다. 욱희. 나는 네 옆에서 차라리 친구로라도 있고 싶어. 고백해서 다시는 못 보는 사이가 되는 게 아니라. 서사가 이렇게 비극적이어도 결말은 ...
"야. 백은영." "왜." "우리 진짜 헤어져?" "어." "...... 도대체 왜. 나 괜찮아." "안 괜찮은 거 다 알아. 야. 한 번만 안아봐도 돼?" 해준과 은영의 사이는 숨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듯 아무도 없는 사각지대에서 손을 잡은 게 다였는데. 한 명이 본 것이 잘못이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있었고 손...
"아." 은영이 흘린 콜라에 해준은 금세 세모눈을 만들었다. 날카롭게 쳐다보며 방금 청소를 다 했는데 그걸 또 흘리냐고 잔소리를 하고 은영은 내가 닦으면 된다며 걸레를 찾는다. 흘린 콜라를 마저 닦으면서 은영은 다시 입을 연다. "근데 넌 왜 사귀어도 똑같냐." "뭐가." "존나 별거 가지고 지랄하는 게 전이랑 뭐가 달라. 너 나 좋아한다며." 당당한 은영...
대리님이랑 그 후 별일 없이 지나갔다. 잠깐 의식했지만 일은 일이었... 긴 무슨. 회사에서 말이 저렇게 많은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는데 신경 안 쓸 사람이 어디 있냐고. 그런 마음을 안고 회식을 하러 왔다. 사수가 옆에 있어야 한다고 자리도 붙어 앉아서 술을 열심히 받아먹을 때 옆에 앉은 김태형이 여주 씨, 잠깐 보죠. 심각하게 불러서 따로 나갔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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