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온다." "장마니까." 욱희와 정우는 여전히 짝이다. 자리를 바꾸는 건 귀찮기도 하고 선생님의 기분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도 별 신경을 안 썼다. 어차피 학생들은 모두 옛날부터 봐온 애들이기 때문에 누구랑 앉든 기본적으로 안면은 튼 사이였다. 욱희의 자리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도 점차 줄었다. 잠깐의 여파는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수험생이기 ...
고등학교 3 학년에 전학생이 찾아왔다. 이름은 황욱희. 이때는 전학생이 잘 찾아오지 않을 뿐더러 저런 외모의 외국인 전학생이 온다는 것은 지루했던 학교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김정우도 그랬다. 빈자리는 거기밖에 없었으니 옆자리에 앉았을 때도 다른 사람들처럼 호들갑을 떨며 맞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건 심플함. "안녕." "응. 반가워. 욱...
"우리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말은 태연하게 했지만 사실, 훅 들어온 김태형 때문에 심장이 덜컹 거린 느낌을 받았다. 분명 그때는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떤 풍파를 맞았길래 이렇게 캐릭터가 바뀐 거지? 능구렁이 같아. 나이도 동갑이면서. "그럼 마저 먹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오래 머물면 안 되잖아요." "낮에도 안 되죠....
오후 세 시. 항상 이 시간이면 지하철을 탄다. 그곳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매번 책을 읽고 있었는데 자주 마주치니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매일 다른 책이네. 그런 생각에서 점점 그녀에 대한 호기심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저런 사람은 뭘 좋아할까로. 그때부터 나도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녀가 ...
"네. 이렇게 말해줘서야 기억하다니 조금 섭섭하네." "아니, 그게... 그러니까... 그러면 이때까지 일 안 가르쳐주신 건..?" "괘씸해서요. 나는 아직 기억하는데 본인은 기억 못 하는 게." "허... 참나... 그, 어..."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까 우리 내일부터는 일 잘해봅시다?" 그렇게 얼떨떨하게 퇴근을 했다. 뭐야, 그 김태형이 저 김태형인 ...
그것이 복종한다는 의미야. 명줄이 어지간히 긴가 보다. 총을 맞고도 살아나다니. 정말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다. 새로운 걸 깨달았다. 그때 죽는 게 무서웠었다. 그를 못 보고 이 손으로 그를 쓰다듬지 못한다니, 그게 두려웠다. 눈을 마주치며 애정을 건네고 목소리에 사랑을 실어 보내는 일을 할 수 없을 뻔했다. 다행히 수술은 괜찮게 됐지만 무리하면 안 될 ...
'야! 김태형. 너 이 선 넘지 말라고 했지.' '..미안해.' '이 지우개도 내 거, 이것도 내 거! 네 손은... 치워!' 가지런히 꼬마의 주먹이 자신의 책상 아래로 황급히 사라진다. 초등학생 때의 나는 짝이었던 김태형을 참 못살게 굴었던 거 같다. 뭐만 하면 미안하고 눈물이나 훌쩍이는 녀석 놀리는 게 어렸을 때도 재미있었나 보지. 하지만… 대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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